2008. 5. 25. 13:38

24일, 참담했던 밤샘 광우병 반대 촛불시위. (이제 이명박에게 대통령자 안 붙이렵니다...)

이번에도 촛불문화제에 참가했고, 나름 보기 좋은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사진을 올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14시간동안 종로 거리에서 밤을 새게 되리라고는 예상도 못 했습니다.


"이대로는 못 간다. 우리 청와대 앞에서 외쳐보자" 며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애들 데리고 온 엄마 아빠, 이웃들과 함께 온 사람들, 친구들과 함께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밤새 자유발언 하고 알아서 자리잡았다 가는 게 도대체 무슨 위협이 되었겠습니까.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500명이나 되는 일반 시민들이

전경의 방패에 둘러싸여 밀리고, 맞고, 희롱당하고, 애를 안은 엄마 앞에 물대포를 쏘고,

심지어 경찰청장이 몸소 나서 여자분들의 팔다리를 붙들어 연행하도록 지시할 줄은

예상은커녕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메인 언론사 기자들과 웬만한 사람들이 돌아가고,

대치상황이 끝난 후 그 자리에 그냥 모두 앉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물을 나누어 마시던 자리에,

새벽 4시가 되자 갑자기 기다렸다는 듯 들이닥쳐서요.


그 전경들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앞에 촛불들을 놓았답니다.


그건 대치가 아니라, 믿음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라는 믿음이자,
최소한 정부가 이를 배반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 촛불들을 다 짓밟고 들이닥친 경찰들의 방패에 밀려 힘들어하던 여자분들을 빼 주려 하자, 그분들은 못 나오겠다며 울었습니다.
"이거 진짜 아니야.. 이따위게 어떻게 나라야..."

"저기 (전경들 틈에) 갇힌 사람들 연행한대요... 우리가 나가버리면 안돼요... 저 사람들 다 잡혀가요..."
 "기자분들 제발 이거 좀 찍어주세요! 도로에 있는 분들 제발 도와주세요"



방패에 찍혀 피 흘리는 분, 무릎을 다쳐 일어서지 못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자고 하는데도 "이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랬습니다.
이 자리에서 도망간다면, 밀려나 쫓겨난다면,
우리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마음이 모두를 이 자리에 있게 했습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달려온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전경에 둘러싸인 사람들에게 물과 빵을 넣어주던 시민들도 그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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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여자분들에게 웃으며 성희롱을 하는 전경도 있었습니다.
(이거 얼굴 내보냅니다. 퍼뜨려 주세요. 법에 걸리면 잡아가세요. 대신 이 분도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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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들에게 둘러싸여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도리는 다해야 한다며 쓰레기를 치웠습니다.이 사람들이 '폭력'이라니요. '불법'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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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 어떤 사진으로
이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닥친 참담한 새벽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명박은 이날 37명을 빼앗아가며
온 국민의 실날같은 상식에 대한 기대마저 빼앗았습니다.
전 이제 이명박 이름자 뒤에 대통령이라고 쓰지 않겠습니다.
예의를 지키고 싶었는데, '송구'하군요. 썅.

이 일들을 더 많이 알아 주시고, 퍼뜨려 주세요. 함께해 주세요.